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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후기

이용후기 입니당

작성자
이진수
작성일
2024.01.27
조회
78
어떻게든 반발이 생기리라는 건 예상하던 일이었다. 다만, 어떤 형식을 취하고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을 뿐이었다.

그래서 이럴 때는 강행군이 정답이었다. 왕명이라는 절대적인 권위를 앞세우는 것이야말로 현재 가장 적합한 방법이었다.

이문진이 아무리 관료 집단을 안고 있다고 할지라도 관료제의 기본은 ‘충’이었다. 백 보 양보하여 왕명에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을지라도 방향을 아예 틀어버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 우리의 관료제는 그 정도로 성숙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남은 건 결국 고정의를 위시한 국내계 귀족이었다. 이들이 이문진의 사상을 탑재하여 실력 행사에 나선다면 왕명을 틀어버리는 건 명백하게 현실의 범주 안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만났는지 모르겠소.”

“뭐. 칼을 들고 만나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하지 않소?”

고정의는 싱그럽게 웃었다. 상황이 절대로 불리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 이리 나오는 게 분명했다.

반면, 나는 쓰게 웃었다. 이미 출병을 언급한 이상 하루라도 빨리 집행해야 했다. 느려지면 느려질수록 왕명의 권위는 떨어지고 평양계 귀족은 수세에 몰린다. 만에 하나라도 출병이 취소되기라도 한다면 정치권 주도권은 송두리째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아니, 애써 외면했던 양분된 고구려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었다.

“고 막리지.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일이 다 끝난 뒤에 나서는 게 옳지 않소? 북방의 대계는 우리가 사이좋게 진행했던 일이었던 것 같소만.”

“음. 무슨 말인지 내가 너무 잘 아오. 한데, 그런 말이 별로 의미가 없다는 걸 공께서도 알 것이외다. 구태여 과거의 일은 왜 언급하는지 모르겠소. 공의 그런 논리대로라면 그 전에 우리가 창칼을 겨눴던 사이라는 건 왜 잊어버리셨소?”

“과거사는 언급하지 않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의 가장 현명한 자세가 아니겠소?”

“역시 명쾌하시오.”

과거사 청산은 다음에 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한시가 바쁜데 옥신각신하고 있을 시간도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소. 출병을 막아설 것이오?”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일이오. 게다가 나는 일전에 분명 북방 정책을 최소한으로 축소하자고 제안했소. 이는 틈이 생길 때까지 관망하는 초안이었소. 한데, 갑자기 방향을 뒤틀어버린 건 왕 막리지가 아니겠소? 인제 와서 내 탓을 하는 건 대체 어찌 된 일이오?”

“음. 이번에는 내가 확실하게 하지요. 내가 하는 말이 그런 현상만이 아니라는 걸 귀공께서도 잘 알 것이외다. 어떻소? 계속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오? 나로서는 내키지 않소만.”

“하긴. 이 바쁜 세상에서 의미 없는 말을 주고받는 것만큼 무의미한 건 없겠지요. 좋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고정의도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탄력적인 논의를 약조했다. 나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국내계의 지지가 필요하오. 음. 물론, 이번 작전에서 변경되는 내용은 없을 것이오. 돌궐이 빠르게 내분을 마무리한다면 바로 퇴각할 것이외다. 전면전은 우리 역시 바라지 않으니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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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께서 이르셨소.”

나는 고정의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말했다.

“대대로를 내어주겠다고 하셨소.”

“······.”

“어째서 답이 없소?”